[책 리뷰]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일상_scribbled notes

네이버 밴드에서 진행하는 책읽기 그룹에서 두 번째로 읽은 책이다.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고

나에게 이 책의 초장부분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사춘기 때 했던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하던 고민들, 이성관계, 성정체성 등 드러내면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인지하고 공유하고 있던 부분들을 세밀하게 드려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내고 싶지만, 외부에서 오는 압력들 (가부장적 가족의식, 마녀사냥)에 맞서긴 어려운 화자들의 목소리가 간절하게 느껴졌다.

어제부로 책을 다 읽으면서 '아치디에서' 부분에서 울음이 터졌다. 최근에 겪은 일이 연상될만큼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었는데, 다른 사람은 못해주던 위로를 책이 대신 해줄 정도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일에 어마어마한 관심을 가지면서도 난처한 상황에서는 내빼는 주변인들에 의해 굴러가는 세상이 미웠고,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것은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 화자들이 어디를 가든, 그들이 경험하고 쌓아오고 느껴왔던 감정의 굴레는 풀리지 않을 것이다.

요즘 세상이 예전 (80-90년대)보다는 훨씬 나아졌다고 이야기를 하며 위로삼는 사람들이 많다. 나아졌다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여전히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곱씹으면서 안으로 삼키고 그로 인해 곪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국가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지표는 존재하지만, 사회가 나아졌다고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의 오류라고 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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